딱 20년 만이다.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
아니,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호기심 많고 욕심 많은 자식을 키운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 이야기냐고?
그건 바로 나의 이야기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때로는 가진 것보다 더 풍요롭게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했다. 그런 나를 키우기 위해 부모님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셨는지,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간다.
세상에 두려움이 없고,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부모님이 나를 믿어주셨기 때문이라는 걸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모든 경험이, 내가 이렇게 된 이유가, 부모님이 겪어온 수많은 희로애락, 생과 사, 좌절과 극복의 시간들 덕분에 이루어진 결과임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한국을 사랑하지만, 그곳에서 나를 숨기며 살아가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비겁하고 옹졸한 변명이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에게 자주 "나는 생존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에 당황할 수는 있지만, 금방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고향에서는 나를 "다르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사실 그런 모습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알고 있다… 사실 나는 그런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는 걸.그런 내가 한국에서는 자꾸 예외를 두었던 것 같다. 이제야 그 사실을 인정한다.
"괜찮아, 나는 어디서든 잘 살아"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그 시간들을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그 이유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나의 열정과 공허해진 눈빛을 보며, 한국에서도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더 이상 떠도는 삶을 이어가기보다는 한 곳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 것 같다.
결국 과감히 사직서를 던졌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저 깊은 마음 한 구석에 꽁꽁 가두려고 애쓰고 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애증의 외노자의 삶과 싱가포르 정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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