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귀국을 위한 PCR 검사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들
Personal experiences with the PCR test for returning to Korea
PCR 검사는 수도 없이 많이 했지만, 그중에 특별했던 상황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인도적 목적 입국 > 2주 격리 면제
2020년, 코로나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도적 목적으로 급히 한국에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모든 나라의 국경이 닫히고 얼마 되지 않아 한국을 가지 못할까 봐 불안하고, 본인에 대한 자책 등 여러 감정이 들었던 순간이었는데, 지금도 그때의 감정을 추스르기 어렵다.
당시를 회상하면, 아침에 한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한참을 울면서 회사에 연락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패닉 상태였는데, 잠시 후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대신 정리해주셨다. 업무, 휴가, 서류 준비 등은 이미 확인이 되었고, 내가 해야 할 일(항공권 알아보기, 대사관 문의)에 대해서도 안내를 받았다.
그때는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도 격주 혹은 일주일에 몇 번만 운항되고 있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던 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항공사에 연락을 했으며, 비행기값은 중요하지 않으니 가능한 빨리 한국으로 갈 수 있는 비행기를 잡는 게 목표였다. 그러다가 대한항공에서 자리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그 후 대사관에 미리 연락하여 필요한 서류와 진행 방법에 대해 문의하고, 메일로 회신을 받은 후 바로 택시를 타고 대사관으로 갔다. 필요한 서류를 받은 후 여권과 지갑만 들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에서 PCR 테스트를 받았고, 음성 결과를 받는 데 2시간이 걸렸다. 그 후 새벽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향할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는 일반석, 비즈니스석이 한 줄 건너 한 명씩 앉아 있었고, 일등석은 대부분 자리가 비어 있었다. 서류와 여권만 들고 비행기에 탔는데, 승무원이 짐이 없냐고 계속 물어보며 얼굴이 안 좋아 보인다고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초콜릿을 주겠다고 하며 약이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했다. 그때 너무 정신이 없어서 감사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서비스는 정말 최고였다! (참고로 델타 항공에서는 조금 화가 났던 경험도 있었다...)
한국에 도착해 보니 인천공항은 사람이 거의 없었고, 정신없이 대기하는 동안 갑자기 인솔자가 나타나 마스크 교체부터 요청하였고, 그 후 입국 심사소로 이동하여 대사관에서 받은 서류와 PCR 검사지를 제출했다. 한국에서도 PCR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항에서 받을지 아니면 지정 숙소에서 대기 후 받을지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나는 공항에서 받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고 판단해 인천공항을 선택했고, 공항 내 지정된 구역에서 대기하면서 약 3시간을 기다렸다. 그 후 9시간을 더 대기하며, 결과를 기다린 후 드디어 해방되었다.
해외 입국자 PCR 검사 후, 국군 장병들이 김밥과 물을 나눠주며 응원해주셨다. 그때 카카오톡으로 PCR 음성 확인 메시지를 받았고, 1시간 뒤에 해방돼서 짐 찾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후 서울, 경기 지역과 그 외 지역으로 구분되어 각자 이동 방법을 안내받고, 겨우 도착했다. 이 모든 일은 이틀 동안 벌어졌고, 그저 울며 지친 기억만이 남았다.
2. 출장 > 1주 격리
갑자기 출장이 잡혀서 입국 요건 중 72시간 이내에 PCR 결과지를 요구하는 상황이었고, 그 당시 각 나라가 점차 빗장을 열고 있어 출장은 크게 지장 없이 진행되었다.
3. 개인 사유 >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및 음성 확인자 격리 해제
입국 요건 중 48시간 이내 PCR 결과지를 요구했고, 티켓을 먼저 구매해야 PCR 급행 검사를 할 수 있어 병원에서 항공권을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48시간 이내에 검사를 완료해야 해서 공항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병원의 강력한 정책으로 항공권 없이는 검사를 해주지 않았다. 여러 번 날짜와 시간을 확인한 후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고 급행 PCR을 진행했다. 급행 PCR은 일반 PCR보다 추가 비용이 들었으며, 검사를 받은 후 저녁쯤 결과지가 메일로 왔다. 그 후 필요한 서류를 프린트해 공항으로 가서 새벽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했다. Q-CODE 등록 후 도착 1일 이내에 관할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 문자를 받은 후 외출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한국이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집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집에 가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 모든 복잡한 절차를 겪으며, 나는 한국에 돌아갈지 말지 고민하게 된다. 과연 내가 한국에 없으면 놓치고 있는 순간은 없을까, 그런 걱정이 밀려온다.
* 2022년 7월 25일 부터 변경된 해외 입국자 PCR 검사 요건
'해외표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왜 최강 야구를 보면 감동 받을까? (0) | 2022.08.30 |
---|---|
포레스트검프Forrest Gump - 한여름 밤 야외영화관에서 (0) | 2022.08.23 |
해외에서 여권 갱신하는 법 FROM SINGAPORE (0) | 2022.08.17 |
외노자 삶, 드라마틱한 새해맞이: 새벽에 혼자 응급실 찾아가기 (짠내주의) (0) | 2022.08.06 |
코로나-19 "오미크론 BA.5 확진 " & 슬기로운 격리생활 후기 (0) | 2022.07.20 |
댓글